‘어린이들에 대한 만행’이 시리아공습 불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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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공격에 전세계 공분… 이방카도 트럼프에 건의한듯

“누구도 (무고한) 어린이들을 살해해선 안 됩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일 첫 미중 정상회담 만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미국의 시리아 공습 사실을 전해 들은 뒤 이렇게 말했다. 회담에 배석했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9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공습의 명분으로 어린이 희생을 강조한 가운데 시 주석도 화학무기 사용 자체보다 어린이 희생에 더 충격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4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87명 가운데 어린이 희생자는 모두 30여 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은 또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를 향해 “얼마나 더 많은 어린이가 희생돼야 (시리아의 비극을 막는) 행동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느냐”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는) 러시아 때문에 더 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돼 왔다”고 동조했다. 10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이탈리아에서도 전쟁기념관을 찾아 나치 독일의 대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며 “세계 어디에서라도 (어린이 같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결정엔 ‘어린이 참사’에 분노한 장녀 이방카(36)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차남인 에릭 트럼프(33)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2년 전만 해도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어떤 관여에도 반대했다.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보고 아버지도 영향을 받았고, 특히 누나(이방카)가 ‘정말 끔찍한 일’이라며 공습을 주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시리아#어린이#공습#시진핑#이방카#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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