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에 보복할 방법 다양… 대북제재 대열 이탈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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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中의 반격카드’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7년 동안 미국 정부가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으로 미중 관계를 흔들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대만 문제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이익’”이라며 “미국이 공식적으로 대만을 인정하면 중국은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원칙 인정 여부를 놓고 중국을 화나게 만든다면 중국이 대항할 카드는 다섯 가지나 된다며 조목조목 짚었다.

 첫째는 무역과 투자 부문으로 중국은 미국에 보복할 카드를 많이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찾았던 시애틀의 보잉이다. 올해 보잉이 중국에 인도하기로 한 여객기가 110억 달러(약 12조8700억 원)나 된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중국은 항공기 주문을 유럽의 경쟁사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자국 내 미국 기업을 반(反)독점법으로 괴롭힐 수도 있고 보유한 미국 채권을 팔아치우거나 위안화 환율 인상(평가절하)으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둘째는 북핵 억제를 위해 미국과 협조해 온 중국이 북핵 제재 대열에서 벗어나 미국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 중국이 찬성했지만 태도를 바꿀 수 있다. 한미 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추진으로 화가 나 있는 중국군이 북한군과 연합 군사훈련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만을 징벌하는 방안도 있다. 중국은 대만이 수교하고 있는 22개국을 설득해 단교하게 함으로써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킬 힘이 있다.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면 중국은 군사적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국이 이란과의 관계 강화로 중동 내 미국 고립을 시도할 수 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합의한 기후변화협약을 무시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현재 중국은 반발과 대화를 병행하는 모양새다. 스위스를 방문한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2일 “전 세계 어떤 사람, 어떤 세력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괴해 중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하면 결국은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 될 것”이라고 트럼프를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외교담당 실무사령탑인 양제츠(楊潔지) 국무위원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비롯한 트럼프 인수위 측 고문들과 회동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3일 밝혔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12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해 올해 12월로 15년의 유예 기간이 끝났는데도 미국과 EU가 시장경제 지위 부여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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