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측 “재검표 참여”… 대선불복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8일 03시 00분


위스콘신서 첫 대선 재검표 실시… 트럼프 “대선 결과 존중돼야”
오바마 정부 “해킹 등 발견 안돼” 美언론 “결과 바뀔 가능성 희박”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 측이 핵심 경합주의 재검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대선 불복 논란이 일고 있다.

 클린턴 측 마크 일라이어스 변호사는 26일 “위스콘신 주 재검표 작업에 참여해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녹색당 질 스타인 전 대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3개 경합주에서 재검표 청원 운동을 벌였고, 위스콘신 주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스타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위스콘신에서 양 후보 간 득표율은 0.8%포인트(2만7257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일라이어스 변호사는 “스타인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서도 재검표를 추진한다면 이들 주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유권자 투표에서는 6415만 표를 얻어 트럼프(6223만 표)보다 약 192만 표 앞섰으나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 290명 대 230명으로 패했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대선 결과는 존중돼야 한다”며 “스타인이 재검표를 위해 온라인 모금을 했다는데, 이 돈의 대부분은 자기 호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막말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를 포함한 미 언론은 대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3개 주의 표 차가 재검표에서 뒤집힐 정도의 박빙이 아니다.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엘 고어 당시 후보가 공화당 조지 W 부시 당선인을 상대로 재검표를 벌였던 플로리다 주는 박빙(537표 차)이었지만 펜실베이니아 주는 트럼프가 6만8236표 차로 이겼고, 개표가 진행 중인 미시간도 약 1만1600표 차로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연방정부는 선거 당일 (해킹 등)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해 재검표로 혼란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다.

 한편 클린턴이 8일 대선 다음 날 새벽 대선 패배를 즉각 인정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조언 때문이었다고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클린턴 측근들은 “3개 경합주의 개표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고 하자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전화로 패배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힐러리#트럼프#미국#대선#재검표#위스콘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