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만 야당대표 만나… 차이잉원 노골적 무시 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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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홍슈주 주석과 회담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훙슈주(洪秀柱·사진) 대만 국민당 주석과 국공(國共·국민당과 공산당) 수뇌회담을 갖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국공 수뇌회담이 열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4개월 만으로 친(親)중 성향인 국민당은 올해 1월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의 민진당에 패해 야당이 됐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안 간 정치적 기초인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1992년 합의) 준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대만 독립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훙 주석은 92공식이 양안 간 정치적 기초라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당이 양안 간 소통을 재개하는 역할을 맡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대만의 야당 당수와 회담을 가진 것은 92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민진당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차이 총통을 배제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인 동시에 경제협력의 지렛대를 활용해 대만의 정국 주도권을 국민당에게 돌리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차이 총통이 취임한 5월 이후 대만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드는 등 양안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됐다.

 훙 주석은 2일부터 이틀간 양안의 평화와 발전을 주제로 열리는 국공 포럼에 참석한다. 그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지난달 31일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의 쑨원(孫文) 묘역을 찾았다. 쑨원은 중국과 대만 양국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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