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핵심’ 칭호… 中, 사실상 1인지배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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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중전회 폐막 ‘공보’ 발표
후진타오때부터 사라진 호칭 부활… 당기율 강조하며 계파 형성 불허
시진핑 중심 집단지도체제 분명히

 중국 공산당이 2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핵심’이란 칭호를 처음으로 부여했다.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때는 사용되지 않던 핵심 칭호를 부활시킨 것은 시진핑 1인 지배 체제를 대내외에 선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당은 이날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를 폐막하면서 발표한 ‘공보(公報·결과문)’에서 “(2012년 11월) 18차 전국대표대회 이래 시 주석 동지를 당 중앙의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솔선수범해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결연히 추진함으로써 당심과 민심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정부 때까지 사용되다 후진타오 정부 들어 자취를 감췄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인터넷판은 이날 공보를 설명하는 사설을 이례적으로 게재하며 ‘핵심’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신문은 “중국과 같은 대국은 당과 인민을 단결시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당 중앙과 전당(全黨)에 반드시 하나의 핵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18차 당 대회 이래 위대한 투쟁의 실천 과정에서 당 중앙의 핵심, 전당의 핵심이 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이번 회의에서 ‘시 주석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을 정식으로 제기한 것은 전당 전군(全軍) 전국 각 민족의 공동 염원을 담은 것으로 당과 국가의 근본 이익이 여기에 있다”고 극찬했다.

 공산당은 이날 발표한 공보에서 “민주집중제는 당의 근본 원칙으로 집체영도(集體領導·집단지도 체제)는 반드시 계속돼야 한다”고 밝혀 집단지도 체제 자체는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치 생활 경험을 정리하고 새로 당면한 과제를 분석해보면 새로운 정치생활 준칙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집단지도 체제를 원칙으로 하되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한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공산당이 공보에서 당의 기율을 강조하면서 당내에 기율의 구속을 받지 않는 특수 조직이나 특수 당원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당내 다른 계파의 형성이나 활동을 허용하지 않고 오직 시 주석이 핵심이 되는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해 시 주석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회의에 앞서 런민일보는 “단서철권(丹書鐵券·공적을 붉은 글씨로 적어 죄를 면해주던 공적서)이나 철모자왕(鐵帽子王·특권을 인정받은 청나라 세습 귀족)은 없다” 등 시 주석의 반(反)부패 발언들을 집중 보도했다.

 이날 폐막한 18기 6중전회에서는 ‘새로운 정세하의 정치생활 준칙’과 ‘당내 감독조례’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에 대한 결의’ 등 3개의 문건이 통과됐다. 시 주석 집권 2기의 새 지도부를 선출할 19차 당 대회는 내년 하반기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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