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주요대학 8곳에 ‘홍콩 독립’ 현수막 걸렸다 철거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2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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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 67주년 기념일(국경절)인 1일 홍콩의 주요 대학 건물에 '홍콩 독립(香港獨立)' 네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가 대학 당국에 의해 철거됐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과 자주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우산혁명' 시위가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는 이례적이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독립' 현수막이 걸린 대학은 홍콩대 중문대 홍콩침례대 등 8곳에 이른다. 홍콩공민당은 자신들이 현수막을 제공했다면서도 학교에 내건 것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피터 매시슨 홍콩대 총장은 "국경절에 학교 허락 없이 캠퍼스 곳곳에 현수막을 내건 학생들이 누구인지 추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와 나 개인은 언론의 자유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철거 이유에 대해선 "대학에는 현수막을 내걸 때 절차가 있는데 이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콩대 총장이 언론 자유를 명분으로 현수막을 내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홍콩에서 독립 논란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한때 홍콩에서는 '독립'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으나 2014년 79일 동안 우산혁명 시위를 겪은 뒤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번 '홍콩 독립' 현수막을 계기로 학교가 홍콩 독립투쟁의 새 무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1997년 영국이 중국에 반환한 홍콩은 홍콩기본법에 따라 2047년까지 50년간 독립과 자치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2017년 행정장관 직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중국 당국의 개입이 커지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독립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4일 입법원 선거에서는 독립 성향의 우산혁명 주역 6명이 당선돼 제도권에 진입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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