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돌직구’ 한국계 하버드대생 “힐러리 클린턴 지지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8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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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항상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10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유세장에서 주한미군 철수 위협 공약에 대해 “한국은 매년 8억6100만 달러(약 9800억원)를 주한미군 방위비로 지급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조목조목 받아쳐 주목받은 한국계 하버드대생 조지프 최(21·한국 이름 최민우) 씨. 2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민주당 전당대회장에서 만난 최 씨는 트럼프를 비판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주저 없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클린턴은 알려진 것 이상으로 소수 민족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미주 한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하버드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전대에 오게 된 그는 이날 부대행사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계 클린턴 지지모임’(AAPI·Asian American Pacific Islander)에도 참석했다. 지난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가보려고 했지만 다른 일정과 겹쳐 못 갔다고 했다.

대회 개막 후 매일 전대장을 찾은 그는 지난해 유명세를 타기 전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제학과에 다니는 그는 하버드대생들이 만드는 정치 잡지인 ‘하버드 폴리티컬 리뷰(HPR) 편집장이다. 1969년 창간된 HPR는 이 대학 출신인 엘 고어 전 부통령 등이 거쳐 간 잡지다. 최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고 있지만 인종 차별, 총기 규제 등 여전히 문제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바꾸고 싶다”고 했다. “정치는 깨끗한 직업은 아니지만 직접 들어가서 명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 자란 콜로라도 주에 한국인이 많이 사는데 한국인 이익을 대변하고도 싶습니다.”

지난해 트럼프에 돌직구를 날린 이유를 묻자 “작은 행동이었지만 크게 이슈가 돼 좋았다”며 “트럼프가 잘못된 이야기를 했는데 정치인들이 반박하지 않아 직접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의 설전에 앞서 지난해 4월 하버드대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연설 후 “일본 정부는 왜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추궁했던 그는 다음달 일본을 방문한다. 그는 “일본 정부 초청으로 동료 하버드대생들과 함께 가는데 아베 총리가 내가 제출한 신청서를 보고 승낙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
필라델피아=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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