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시, 노부모 자주 찾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조례 제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1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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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上海) 시가 노부모를 자주 찾아보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규정해 불이익을 받게 하는 등 자식의 ‘정신적 부양 의무’를 대폭 강화한 조치를 마련했다고 징화(京華)시보가 11일 보도했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상하이 시의 노인 권익보장 조례는 노인에 대한 물질적 정신적 부양 의무를 규정하면서 18조에 ‘노인과 따로 거주하는 부양인은 당연히 자주 집이나 양로기관에 있는 노인을 찾아가야 한다’고 명문화했다. 자식이 자주 찾아오지 않아 외롭고 고독하다고 느낀 부모가 자식을 훈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원에 제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상하이 시 민정국 관계자는 “부모를 요양원에 맡긴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더 자주 찾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은 부모가 제소하는 경우 자식에게 정기적으로 부모를 방문하도록 명령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자식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 금융거래에 필수적인 개인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자식이 신용카드 대금이나 대출금 상환 등 금융거래상 신용에 문제가 없더라도 신용정보 기관이 벌점을 주는 방식으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했다.

징화시보는 부모를 찾아보지 않은 이유로 신용이 떨어진 사람의 경우 기업의 법정 대표나 고위직을 맡는데 불리하게 하고 정부나 공공기관 입찰이나 투자 참여, 국가 토지 불하 등에도 제한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시 법제판공실 뤄페이신(羅培新) 부주임은 “상하이 외에 베이징(北京) 장쑤(江蘇) 광둥(廣東) 허난(河南) 성 등에서도 ‘부모를 자주 찾아가야 한다’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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