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이끈 ‘독일 외교의 전설’ 겐셔 전 외무장관 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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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의 주역인 한스-디트리히 겐셔 전 외무장관(사진)이 지난달 31일 독일 본 교외의 자택에서 숨졌다. 향년 89세.

공산 정권 동독의 라이프치히 대학생이던 겐셔는 25세인 1952년 서독으로 탈주한 뒤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소수당인 자유민주당의 대표 정치인이 된 그는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총리 연정 기간이던 1969¤1974년 내무장관을 지낸 데 이어 기독민주당 헬무트 콜 총리의 집권 기간이던 1992년까지 18년 간 역대 최장수 외교장관을 역임했다.

특히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콜 총리를 도와 소련과 미국, 영국, 프랑스를 설득하는 능란한 외교술로 1990년 10월 3일 평화적인 동서독 통일을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그의 외교술을 칭하는 ‘겐셔리즘’이란 용어까지 탄생했다. 1998년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나 풍부한 외교인맥을 동원해 독일의 막후외교를 도왔다. 러시아 석유 부호였다가 파산 수감된 마하일 호드로코프스키의 석방에도 큰 도움을 줬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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