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납치범과 인생 셀피’ 청년, 이번에는 패러디로 화제 만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31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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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히틀프 앞에서 ‘찰칵’  출처 SNS
나치 히틀프 앞에서 ‘찰칵’ 출처 SNS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납치한 범인과 ‘셀피(Selfie)’를 찍은 20대 영국 청년이 온라인상에서 패러디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벤 이네스(26)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지난 29일(현지시간)일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타고 알렉산드리아를 출발해 카이로로 가던 중 피랍돼 인질 신세가 됐다. 비행기 납치범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59)는 여객기를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비상착륙시킨 후 대부분의 승객을 풀어주었지만, 외국인 4명과 승무원 4명을 인질로 남겨뒀다.

이 4명 중 한 명이었던 이네스는 피랍 당시 무스파타와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어 친구들에게 전송했다. 인질범 옆에서 활짝 웃는 이네스의 모습은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퍼져며 각종 매체에 보도됐다.
출처 SNS
출처 SNS

더 재밌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누리꾼들은 원본 사진을 포토숍으로 매만져 각종 ‘역사적’ 사건 사진에 합성하기 시작했다. 이네스는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프 앞에서 활짝 웃으며 서 있기도 하고, 미국 9·11 테러 당시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 앞에 서기도 했다.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미국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시 사진에도 등장했다.

원본 사진. 출처 SNS
원본 사진. 출처 SNS
단숨에 ‘세계적 인물’인 된 이네스는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당시 납치범에게 함께 셀피를 찍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 하더니 허락했다”면서 “그래서 나는 그 옆에 서서 카메라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최고의 ‘인생 셀피’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들의 행동을 “멍청한 짓”이라고 질책했다. 납치범에게 풀려난 아들이 영국 맨체스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느냐”며 꾸짖었다고.

한편, 이집트항공 여승무원도 납치범 무스타파과 사진을 찍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무스타파는 한때 정치적 키프로스 정부에 망명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옛 아내에게 아랍어로 쓴 편지 4장을 전해 달라며 여객기 밖으로 던지기도 했다. 전처는 공항으로 달려와 자수하라고 설득했다. 결국 비행기 납치극은 다친 사람 한 명 없이 마무리됐다.‘정신이 불안정한’ 남자의 비행기 납치 소동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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