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함 파견”…시진핑 “영해 군함진입 용납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항해의 자유’ 내세워 진입 방침… 日기지에 최신 이지스함 추가 배치

원유 등 연간 5조 달러(약 5650조 원)어치의 물동량이 통과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의 각축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조만간 군함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관계국에 전달했다. 미국은 국제법상 허용된 ‘항행(航行)의 자유’를 내세워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과 군사시설 건설을 비판해 왔다. 미국은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에 조성한 인공섬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12해리(약 22.2km) 안으로 군함을 진입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대잠초계기를 남중국해 상공에 투입한 적은 있으나 군함을 인공섬 12해리 안으로 진입시킨 적은 없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직접 나서 주권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 영국 방문에 나선 시 주석은 18일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건설한 남중국해 인공섬 수역에 외국 군함이 진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군함을 파견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 주석은 “중국은 남중국해의 혼란을 바라지 않는다. 혼란을 일으키는 당사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해 미국과의 무력 충돌은 피하고 싶다는 의사도 함께 내비쳤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하며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어 남중국해 갈등이 불거질 경우 한국의 입장도 난처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미국은 19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스카(橫須賀) 해군 기지에 이지스함 ‘벤폴드’를 추가 배치하는 등 아시아 지역 해군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장 153.9m인 벤폴드는 최신예 잠수함·탄도미사일 대응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6월에 이지스함 ‘챈설러스빌’이 배치된 데 이은 것으로 미군은 2017년까지 이곳에 3척의 이지스함을 추가 배치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미 제7함대의 거점인 요코스카 기지 전력은 이지스함 12척,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지휘함인 블루리지 등 14척으로 늘어난다. 이는 1945년 일본의 패전 후 연합군이 요코스카 기지를 점령한 이후 최다 규모다.

항공모함 전력이 부족한 중국은 인공섬에 활주로를 구축해 ‘불침 항모화’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암초와 산호초 주변을 매립해 난사(南沙)군도에 조성한 7개의 인공섬에 3000m 길이의 활주로와 등대 등을 속속 건설하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미국#중국#시진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