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때 헤어진 모녀, 70년만에 극적 상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15시 36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헤어졌던 모녀가 70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 AFP가 10일 보도했다.

71세의 독일 여성 마르고 바크만 씨는 2차대전 참전 군인인 아버지를 뒀다. 그의 아버지는 바크만 씨에게 “너의 생모는 이탈리아 사람이며 전쟁 당시 죽었다”고만 말했다. 생모에 대한 그리움이 컸지만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바크만 씨는 지난해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생모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바크만 씨는 독일 중부 바트 아롤젠에 위치한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산하기관인 국제기록보관소(ITS)에 어머니의 행방을 의뢰했다. ITS는 제2차 세계대전의 이주민 및 강제 수용자들의 행방에 관한 문서를 보관하고 있으며 이 문서들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이다.

그 결과, 바크만 씨는 어머니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됐다. 이탈리아 북부 레지오 에밀리아 출신인 바크만 씨의 어머니는 1944년 독일에서 일을 하다가 유부남인 바크만 씨의 아버지를 만났다. 출산 직후 바크만 씨의 아버지가 딸을 데리고 부인에게 돌아가는 바람에 강제로 딸과 헤어졌다. 결국 전쟁이 끝난 1945년 고향으로 돌아와 92세가 된 지금까지 이 곳에서 거주해왔다.

92세의 어머니와 71세의 딸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에서 상봉했다. 바크만 씨는 “어머니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어머니를 직접 만나 품에 안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못했다”며 감격해했다. 모녀의 상봉을 주선한 로라 바스티아네토 이탈리아 적십자 대변인도 “제2차 세계대전으로 헤어진 형제자매가 상봉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모녀가 70년 만에 상봉하는 건 매우 드물다”며 “우리는 작은 기적을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Margot Bach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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