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인단체 “아베 의회연설 못 막으면 낙선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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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압박… 日정부-언론은 기정사실화

미국 내 한인 사회단체들이 4월 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저지하기 위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의회 연설을 기정사실화하며 분위기 몰이에 나서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1일 대표적 한인 풀뿌리운동 단체인 뉴욕·뉴저지의 시민참여센터와 캘리포니아의 가주한미포럼 등에 따르면 한인 관계자들은 최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의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해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이 저지되지 못하면 한인 유권자들이 다음 선거 때 ‘낙선운동’도 불사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한 관계자는 “보좌진을 통해 이런 내용을 보고받은 로이스 위원장이 한인 대표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번 사안(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 추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인 단체들이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로이스 위원장에게 ‘낙선운동 불사’라는 압박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추진에 제동을 건 인물이 당시 헨리 하이드 하원 외교위원장이었다. 그는 일본 정부와 하원 의장에게 “고이즈미 총리가 천인공노할 진주만 폭격을 명령한 전범(戰犯) 등이 묻혀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의회 연설에 동의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결국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의회 연설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주한미포럼의 필립스 김(김현정) 대변인은 “한인 밀집지역의 지역구 의원과 하원 의장에 대한 ‘청원 운동’을 벌이는 등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 저지와 관련해 다양한 운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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