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톡톡]파격 즐기는 교황, ‘깐깐한’ 근위대장 해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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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방식 놓고 몇차례 충돌

모든 사람을 다 포용할 것 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싫은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교황청 공식 일간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3일 “교황이 근위대장 다니엘 루돌프 안리히 대령을 해임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구체적 해임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국 BBC방송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근위대장의 지나친 권위주의 스타일이 교황의 눈 밖에 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안리히 근위대장이 바티칸 내 근위대 병영 위쪽에 대형 호화 아파트에서 기거한 것도 교황의 눈에 곱게 비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근위대원들에게 매우 힘든 근무를 시키고 지나치게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는 등 근위대장의 군사적인 스타일을 교황이 싫어했다”고 설명했다.

탈(脫)권위주의적인 파격 행보를 이어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호위하는 근위대원들에게도 덜 경직된 태도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억압적인 근위대장의 관리방식과 몇 차례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교황이 서서 근무하는 한 근위대원에게 잠시 앉을 것을 권했지만 ‘근위대장의 명령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바티칸을 지키고 교황을 보호하는 역할은 1506년부터 스위스 근위대가 맡고 있다. 총 110명이며 별도의 군대를 두지 않는 바티칸의 유일한 무장병력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교황청 근위대장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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