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 美의원, 아내에게 얻어맞는 영상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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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부인이 폭행 신고하자 “내가 피해자” 변호인 통해 공개
주민들 “그 남편에 그 아내” 싸늘

앨런 그레이슨 미국 하원의원의 부인 로리타 씨가 집 현관에서 남편에게 주먹을 날리는 스마트폰 동영상. 사진 출처 앨런 그레이슨 의원실
앨런 그레이슨 미국 하원의원의 부인 로리타 씨가 집 현관에서 남편에게 주먹을 날리는 스마트폰 동영상. 사진 출처 앨런 그레이슨 의원실
미국 민주당의 독설가로 유명한 앨런 그레이슨 하원의원(민주·플로리다)이 이혼소송 진행 도중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나”라며 아내에게 얻어맞는 동영상을 스스로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레이슨 의원 변호인단은 5일 기자회견에서 그레이슨 의원이 부인 로리타 씨에게 얻어맞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문제의 동영상에는 부인이 집 대문 앞에서 거구의 남편을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변호인단은 “이 장면을 보면 폭행의 주체가 로리타 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레이슨 의원은 아내를 건드리지도, 때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그레이슨 의원의 부인은 1일 남편이 자신을 땅바닥에 넘어뜨려 멍이 들었다며 남편을 폭행죄로 경찰에 신고했다. 법원은 그레이슨 의원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레이슨 의원은 아이들을 보기 위해 집에 갔다가 얻어맞았다고 주장하지만 폭행 장면을 의도적으로 찍어 언론에 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그레이슨 의원의 보좌관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이다.

그러나 동영상 공개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남편이나 부인이나 똑같다’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 부부가 이전투구식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24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해온 그레이슨 부부는 두 달 전 별거에 들어가 현재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인 그레이슨 의원은 2008년 정계에 입문한 뒤 ‘거친 입’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중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을 ‘흡혈귀’에 비유했고 2008년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박쥐’라고 불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민주당#앨런 그레이슨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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