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바퀴칸 올라타 35분간 날아간 阿소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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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10대, 가족학대로 가출 “비행시간 짧고 고도 안높아 무사”

24일 오전 나이지리아 국내선 항공기 ‘바퀴 수납고’에 숨어들었던 대니얼 이헤키나 군(왼쪽 사진). 소년은 부족한 산소와 낮은 기압, 추위 속에서도 35분가량을 버텨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

출처 데일리포스트 나이지리아 홈페이지
24일 오전 나이지리아 국내선 항공기 ‘바퀴 수납고’에 숨어들었던 대니얼 이헤키나 군(왼쪽 사진). 소년은 부족한 산소와 낮은 기압, 추위 속에서도 35분가량을 버텨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 출처 데일리포스트 나이지리아 홈페이지
나이지리아에서 10대 소년이 비행기 ‘바퀴 수납고’에 숨어들어 35분 동안 비행한 뒤 비행기가 착륙한 후 무사히 나왔다고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이 25일 전했다.

24일 오전 9시경 대니얼 이헤키나 군(15)이 나이지리아 남부 도시 베닌시티의 공항 활주로에서 막 이륙을 준비하던 아리크 항공 W3 544기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소년을 발견한 한 승객은 “어린 소년이 비행기 아래쪽으로 뛰어들어 왔는데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승무원에게 알렸지만 비행기는 예정대로 이륙했다. 소년을 찾지 않고 이륙이 이뤄진 경위에 대해 항공사는 “관제탑이 경비팀을 보내겠다며 이륙을 허가했다”고 주장했으나 나이지리아 연방항공국은 “조종사들이 먼저 이륙을 할 테니 그 다음에 수색 요청을 해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헤키나 군은 비행기가 도착한 나이지리아 경제중심도시 라고스의 무르탈라 무함마드 공항에서 무사히 ‘바퀴 칸’에서 뛰어내렸으며 아리크 항공 직원에게 붙잡혔다.

나이지리아 경찰과 연방항공국은 이헤키나 군이 어떻게 공항 경계를 뚫고 활주로까지 들어왔는지, 어떻게 비행기 바퀴 칸으로 숨어들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베닌시티에서 살고 있던 이헤키나 군은 가족이 자신을 학대해 비행기에 몰래 올라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라 아데반지 아리크 항공 대변인은 “소년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비행시간이 길지 않았고 최대 비행고도도 6.4km에 불과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퀴 수납고에는 객실과 달리 난방 산소 기압 등의 조절 장치가 없어 비행고도가 높아지면 치명적일 수 있는 곳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행고도가 약 5.5km에 이르면 저산소증이 시작된다. 저산소증은 떨림, 어지러움, 시력 손상 등을 유발한다. 그리고 6.7km에 이르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10km보다 높아지면 폐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인공 장치가 필요해진다.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1k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이 6.5도 낮아진다. 당시 지상 온도가 24∼29도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소년이 탔던 바퀴 칸의 온도도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을 수 있다. 또 바퀴 수납고를 여닫을 때 소년은 비행기 밖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비행기 바퀴소년#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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