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국가주석 박사학위는 가짜? 대필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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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02년 칭화(淸華)대에서 받은 법학박사 학위논문이 대필됐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1일 최근 홍콩에서 입수한 시 주석의 161쪽짜리 박사학위 논문 복사본을 분석한 결과가 대필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11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논문 제목은 '중국 농촌시장화 연구'로 내용은 법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듯 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 주석의 박사 학위 논문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고 복사본이 나돈 경위도 알려지지 않았다.

학자들은 시 주석 논문에서 학문적 시각으로 볼 때 눈살을 찌푸리는 점을 여러 개 발견했고 그 중 일부는 시 주석이 직접 연구하지 않은 듯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학자들은 이 논문은 중국 관변의 조사보고서와 외국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 후 마르크스 이론에 입각한 용어로 정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단의 그룹이 초안을 작성했고 저자가 최종 정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해당 논문 서문에 3명의 학자와 연구원 한 명에게 "큰 도움을 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썼다. 또 논문은 중국어 서적 97권과 영문 서적 26권을 참고 문헌으로 인용했다.

그동안 시 주석의 박사학위에 대한 의혹은 주로 시 주석이 논문을 쓸 여유가 있었느냐에서 출발했다. 시 주석은 푸젠(福建) 성 부서기와 저장(浙江) 성 성장대리를 맡았던 1998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 모교인 칭화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학위를 취득했다. 대만 정치대학의 한 전문가는 "시 주석이 먹고 마시고 자지 않았다 하더라도 논문을 쓸 시간이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시 주석이 논문을 쓸 학문적 능력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시 주석은 문화대혁명 시절 대부분 사람들처럼 고교 과정도 이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농촌에서 활동하다 1975년 '공농병(工農兵·노동자 농민 군인) 특례제도'를 통해 칭화대 공정화학과에 시험 없이 입학했다.

때문에 시 주석의 박사 논문 취득은 당시 대학 당위원회 서기로 있던 대학 동창생 천시(陳希ㆍ60)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그동안 무성했다. 천시는 교육부 부부장을 거쳐 6월 공산당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에 전격 발탁됐다.

더 타임스는 중국 일각에서는 지도자들이 경력을 빛내기 위한 치장용으로 박사 학위를 사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헌진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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