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화민족 부흥 ‘중궈멍’ 이루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 中 시-리체제 공식 출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폐막식에서 정부 수반으로 가진 첫 연설에서 “중궈멍(中國夢·중국의 꿈·차이나 드림) 실현”을 강조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강성국가의 건설”을 다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궈멍을 9번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중궈멍은 샤오캉(小康) 사회의 전면 실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이며 이를 위해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민족을 흥성하게 하며 인민을 행복하게 하자는 것이다. 반드시 중국의 특색 있는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약 23분의 연설에서 시 주석은 과거 연설과 마찬가지로 ‘중화민족’(9번), ‘위대한’(9번) 등 민족주의적 색채의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마땅히 짊어져야 할 국제적 책임과 의무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공정사회 건설을 3대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또 “부패와 정부의 위신은 물과 불의 관계와 같아 부패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부패 척결을 다짐했다.

특히 그의 발언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부터 ‘새로운 대국 관계(新型大國關係)’를 세워 가자”고 미국에 제의한 것이 주목된다. 리 총리는 이날 AP통신 기자가 “중국이 제기하는 새로운 대국 관계에서 미국이 무엇을 하기를 원하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국이 북한 핵과 관련해 미국과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對)한반도 정책 변화 가능성을 비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아태지역 내 양국 간 적극적인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리 총리는 “아태 지역은 중-미 간에 이익이 가장 밀접한 지역”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새로운 대국 관계’는 중-미가 상대방의 핵심 이익을 서로 존중하는 기초 아래 대결과 충돌보다 평화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공존 공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 총리는 “중-미 관계는 수십 년 동안 시련을 겪었지만 계속 발전해 왔다”며 “(발전 방향이)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에, 세계평화 발전의 대세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정부는 중-미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버락 오바마 정부와 함께 새로운 대국 관계를 세워 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대국 관계를 세우는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30여 전에는 중-미 간 무역이 10억 달러(1조1120억원)도 안 됐으나 지난해 이미 5000억 달러에 이르렀다”며 “계속 상호 이익과 승리의 합작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미국에 대한 해킹 공격을 묻는 AP통신 기자의 질문에 리 총리는 “근거 없이 상대 쪽에 책임을 미루는 것을 줄이고 인터넷 안전을 위한 실용적인 일을 많이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시진핑#중궈멍#중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