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관계 이간질-분열이 미국의 최대 전략적 이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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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환추시보에 ‘경계론’ 기고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갑자기 개선될 수 있다. 미국은 한반도 통일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중국 국무원 직속 연구기관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런웨이둥(任衛東) 연구원은 최근 관영 언론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형성되고 있는 대북 제재 등 긴장 국면과는 사뭇 달라 주목된다.

런 연구원은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시사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 기고문에서 “북한이 비록 미국에 대한 비난 공세를 일삼지만 북-미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며 “북한의 안보나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중국이 북한 핵실험만 걱정하고 있을 때 북-미 관계가 갑자기 개선될 수 있으며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 연구원은 “미국은 한반도를 발판 삼아 동아시아에서 대(對)중국 신(新)냉전을 확대하면서도 직접 중국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한반도를 통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해 생존을 걱정하지 않지만 완전한 자주와 평화 발전을 원하고 있다”며 “미사일 핵무기 등이 이를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물론 북한의 이런 무장을 바라지는 않지만 한편으론 이를 빌미로 미국의 최대 전략적 이익인 북-중 관계의 분열을 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런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중국에 대항하는 국제적인 통일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며 북한은 미국의 중요한 통일전선 대상 국가라고 밝혔다.

이어 런 연구원은 미국이 (핵실험 등에 대해) 북한을 압박하면서 책임을 중국에 돌리도록 해 북-중 간 의견 충돌과 대립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자나 언론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가장 막강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런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하며 중-북 간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북한#중국#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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