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세대 지도부 인물-리더십 집중탐구]<8·끝>선전-톈진 개발 모델 창시 장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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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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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농의 아들… 노동자로 사회 첫발, 부임하는 곳마다 경제발전 끌어내

장가오리 중국 신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왼쪽)이 톈진 시 서기로 있던 2008년 8월 1일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톈진에 오자 이를 넘겨받고 있다. 사진 출처 톈진정우망
장가오리 중국 신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왼쪽)이 톈진 시 서기로 있던 2008년 8월 1일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톈진에 오자 이를 넘겨받고 있다. 사진 출처 톈진정우망
장가오리(張高麗·66)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시멘트 운반 노동자로 시작해 업무 능력 하나로 중국 공산당의 ‘경제통’으로서 권력의 핵심에 오른 인물이다. 선전(深(수,천)) 시를 첨단 산업도시이자 녹색도시로 개발한 업적으로 중국 지도부의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석유공사 시멘트 운반 노동자로 시작

푸젠(福建) 성 진장(晋江) 출신인 그는 말린 고구마로 배를 채워야 할 정도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샤먼(廈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문화대혁명’ 시기에 전공과는 관련 없는 광둥(廣東) 성 마오밍(茂名)석유공사에서 시멘트를 나르는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심 없이 공적인 일을 우선시하는 태도와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입사 15년 만인 1985년 마오밍석유공업공사의 사장까지 올랐다. 성격은 과묵한 편이고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실한 업무태도가 광둥 성에도 널리 알려져 같은 해 광둥 성 경제위원회 주임으로 발탁됐고, 1988년 광둥 성 부(副)성장, 1993년엔 광둥 성 상무위원 겸 부성장 등에 임명되며 정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 부임한 곳마다 경제적 발전 이끌어 내

장가오리는 선전 시 서기로 재직하던 1998∼2000년 선전 시를 하이테크 산업도시이자 숲이 많은 그린도시로 만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은 장가오리의 ‘선전 모델’을 칭찬하고 그를 산둥 성장으로 발탁했다.

산둥 성 성장과 서기로 일한 2001∼2006년에는 산둥 성의 무역 및 하이테크 산업을 발전시킨 결과 2006년 산둥 성의 국내총생산(GDP)이 처음으로 2조 위안(약 357조 원)을 넘기면서 산둥 성이 전국 3위의 경제 대성(大省)이 됐다. 중국 지도부는 그의 경제업무 처리 능력과 특정한 사안을 큰 그림 속에서 파악한 뒤 해결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톈진(天津) 시 서기로 있는 동안에는 톈진을 빈하이(濱海) 신구(新區)와 전통 도시지역, 교외의 농촌지역으로 나눈 뒤 세 지역을 상호 유기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 아래 외자 유치에 진력했다. 그 결과 유럽의 에어버스사는 2006년 6월 약 70억 유로(약 8조5000억 원)를 들여 A320 150인승 중형 여객기의 조립공장을 톈진에 세우기로 약속했다. 푸젠 성 출신인 그는 또 푸젠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만의 기업인을 톈진에 많이 끌어들였다. 그의 이런 업적은 톈진을 2020년까지 북방지역의 경제 중심도시로서 세계적인 항구도시이자 생태도시로 만들겠다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중국 지도부의 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었다.

○ 장더장과 함께 성장 중시할 듯

장가오리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영수로 한 상하이방(上海幇)으로 분류된다. 또 태자당(太子黨)의 영수인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과 석유 분야에서 같이 일한 인연으로 석유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선전 시 서기로 있을 때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부친 시중쉰(習仲勳)을 잘 보살펴 시진핑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다.

그는 경제통으로서 역시 경제학을 전공한 장더장(張德江·66) 상무위원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 모두 민영기업보다는 국유기업을 중시하고, 분배보다는 성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톈진 시의 고도성장을 지나치게 투자에 의존해 이끌었다는 비판도 있다.

대학 시절 만난 동창과 결혼해 딸 1명을 두고 있으며, 리셴이(李賢義) 신이(信義)유리 회장과 사돈 간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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