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술 ‘酒鬼’서 환경호르몬 대량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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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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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언론 “가소제 기준치 초과”

중국의 유명 바이주(白酒·증류주)로 꼽히는 ‘주구이(酒鬼·사진)’ 술에서 환경호르몬 성분인 가소제(可塑劑)가 대량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 경제일간 ‘21세기경제보’는 19일 “주구이 술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 3가지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가운데 디부틸프탈레이트(DBP)는 중국 식품안전당국이 규정한 기준치(kg당 0.3mg)보다 무려 2.6배 많은 kg당 1.08mg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 합성고무 등을 부드럽게 만들 때 넣는 공업용 첨가제로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구분된다. 몸속에 축적되면 남성 생식기능 저하, 면역계 장애, 유전적 돌연변이 등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21세기경제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주구이 1병을 438위안(약 7만6000원)에 사서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DBP를 포함해 주구이에 포함된 가소제 독성은 멜라민의 20배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 주식은 19일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며 거래가 정지됐다. 또 주구이뿐 아니라 다른 바이주에도 허용치를 넘는 가소제가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면서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수이징팡(水井坊) 우량예(五粮液) 마오타이(茅台) 등도 5% 안팎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하루 바이주 관련업체의 시가총액 330억 위안(약 5조7000억 원)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대형 주류유통업체들은 바이주 제조사 측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주구이 회사 측은 “성분분석에 사용된 술이 진짜 주구이인지 검증이 필요하다. 가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주류협회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술 제조, 유통 과정에서 플라스틱 설비, 용기 등에서 가소제가 녹아들어 중국 주류제품에 소량의 가소제가 들어가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술에 들어간 가소제를 먹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류제품 생산·저장·유통 단계에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규제하는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바이주#환경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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