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최근 공해상에서 정찰하던 미국 무인정찰기(드론·사진)에 발포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이란의 러시아제 제트기 ‘SU-25’ 2대가 1일 이란 해안에서 16해리(약 29.6km) 떨어진 공해상에서 정찰 업무를 수행하던 미 드론 ‘프레데터’를 향해 수차례 공격을 가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리틀 대변인은 “미 무인기가 걸프 만 인근 국제 수역에서 공격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은 즉시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이란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리틀 대변인은 “이란 영해는 해안에서 12해리 떨어진 곳까지인데 이번 공격은 16해리 바깥 공해상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무인기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선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최첨단 센서 기술을 갖추고 있어 이란 내 핵시설 감시가 가능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무인기를 공격한 이란 제트기는 공군이 아닌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이며 공대지 포를 장착하고 있었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랜드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알리레자 네이더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공해상에서 촉발된 우발적 대결이 군사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미국이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일주일 동안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기밀 정찰 임무에 따른 정보규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대선을 닷새 앞둔 시점에 발생한 사건을 오바마 행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공개됐다면 정치적으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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