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EU ‘태양광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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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산 덤핑여부 조사”… 中 “불법보조금 WTO 제소”

중국이 유럽연합(EU)과 ‘태양광 전쟁’에 돌입했다. 6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선단양(沈丹陽)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EU 국가들이 태양광발전 설비에 불법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선 대변인은 “유럽에서 제조된 태양광발전 설비에 몇몇 국가가 보조금을 주고 있어 중국산 광(光)전지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 대변인은 해당 국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신화통신은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거론했다. 이에 앞서 1일 중국은 태양광 설비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과 관련해 EU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제소는 EU와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제재 조치를 취하려는 데 따른 맞대응으로 해석된다. EU집행위원회는 9월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의 덤핑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도 지난달 10일 중국산 제품에 25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7일 이 건을 표결에 부친다.

태양광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이유는 2000년대 초부터 각국이 신재생에너지를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전 세계 태양광 패널 공급의 20%가량을 차지했던 중국은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을 50%가량으로 크게 늘렸다. 저가 공세 덕분이다. 반면 태양광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미국과 유럽 기업은 올해 들어서만 40여 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외견상 중국 기업들이 선전한 듯하지만 올해 8월 청싱(誠興)의 리페이(李飛) 회장이 과당경쟁에 따른 실적 악화로 투신자살하는 등 중국 기업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유럽#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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