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송 첩보”… 터키, 시리아 여객기 강제착륙

터키 방송 “미사일 부품인듯”
美, 요르단에 시리아 내전상황 대비 특수부대 급파

터키는 10일 무기를 수송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시리아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포격전을 주고받고 있는 양국 관계가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 내전 상황과 관련해 요르단에 특수부대 병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이날 러시아발 시리아행 A320 여객기가 자국 영공에 진입하자 F16 전투기 2대를 동원해 앙카라 공항에 강제 착륙시켜 일부 화물을 압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여객기에는 러시아인 17명을 포함해 승객 35명이 타고 있었다.

화물의 정체와 관련해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의를 제기할 만한 화물(objectionable cargo)”이라고만 밝히고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앞서 터키 방송은 “이 여객기가 민항기 규정에 따라 사전 신고를 했어야 하는 불법 화물을 수송했다”고 밝혔다. 터키 신문 휘리예트는 “통신장비와 전파 방해 장비”라고 전했고, 터키 NTV방송은 “미사일 부품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강제 착륙 9시간 만에 승객과 함께 여객기의 이륙을 허용했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의 보복을 우려해 자국 항공사들에 시리아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시리아 여객기 강제 착륙 몇 시간 전 터키 군은 “시리아의 포격이 계속되면 더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해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즈데트 외젤 터키군 참모총장은 3일 시리아군의 포격으로 터키 민간인 5명이 사망한 악차칼레 마을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당시 터키 군은 시리아 내전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에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

한편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10일 시리아 내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요르단에 육군 특수부대 병력 150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리아의 생화학무기를 감시하고 시리아 난민들을 돕기 위해 파견됐다. 또 DPA통신은 현지 활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11일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 외곽에서 국회의원인 무함마드 케이르 알마시 씨가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