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 對시리아 군사작전 승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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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포격에 5명 숨지자 이틀째 보복 공격 나서
국제사회, 전면전 확산 우려… 나토 긴급회의서 시리아 규탄

터키가 시리아 쪽에서 날아온 포탄에 자국인 5명이 숨지자 3, 4일 연이틀간 보복 공격에 나섰다. 지난해 3월 시리아에서 시위가 발생한 이래 내전이 악화되면서 터키 영내로 포탄이 날아온 적이 있으나 터키가 보복 공격을 한 것은 처음이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미국은 즉각 시리아를 비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3일 “터키 군대가 국경지역에서 극악무도한 공격에 대항해 보복 공격을 했다”며 “교전 규칙에 따라 시리아로 포탄을 쏘았다”고 말했다. 터키군은 레이더로 발포 지점을 확인한 뒤 포격했다. 이는 3일 남동부 접경지대 악차칼레 마을에 시리아에서 날아온 포탄이 떨어져 어머니와 자녀 3명 등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데 대한 보복 공격이다. 시리아의 포탄으로 터키인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터키군은 3일 밤과 4일 새벽에 걸쳐 시리아 쪽에 포탄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시리아 군인 5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소 15명이 다쳤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밝혔다.

터키 의회는 4일 시리아 영내의 군사작전을 승인해 달라는 정부의 안건을 찬성 286표, 반대 92표로 통과시켰다고 터키 방송이 보도했다. 터키군은 독립 움직임을 보여 온 쿠르드 반군의 도발을 막기 위해 이라크 국경을 넘은 적이 있다.

이와 별도로 터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라흐다르 브라히미 시리아 담당 유엔·아랍연맹 공동특사에게도 전화를 걸어 강력하게 항의하고,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나토는 3일 저녁 긴급회의를 소집해 시리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나토는 성명에서 “회원국 터키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것이며 회원국에 대한 공격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시리아 정권이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우리는 시리아가 국경에 포격을 한 것에 분노한다”며 터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파문이 커지자 시리아 공보장관은 “현재 관련 당국이 이번 공격의 발단을 조사하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는 희생자 가족과 우리의 친구인 터키인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불법 무기와 테러리스트가 시리아로 유입되는 통로인 터키-시리아 국경을 통제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정부는 그동안 터키가 시리아 반군의 훈련 및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한편 3일 시리아 경제수도인 알레포 중심부에 있는 군용 클럽과 호텔 등에서 자폭테러로 보이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 34명이 숨지고 122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터키#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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