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 나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할리우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할리우드를 마지막 자금줄로 삼아 모금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찬밥’ 신세였던 롬니 후보도 속속 지지 선언을 얻어내고 있다.
오바마는 7일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의 코네티컷 자택에서 1인당 참가비용이 3만8500달러(약 4340만 원)를 넘는 초호화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패션잡지 보그의 애나 윈투어 편집장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배우 앤 해서웨이 등 60여 명이 참석해 총 214만 달러를 모았다. 오바마는 5, 6월 배우 조지 클루니와 세라 제시카 파커가 주최한 모금 행사에서 각각 150만 달러와 200만 달러를 챙겼다. 이번 주말 시카고에서 열리는 모금 행사에서는 오프라 윈프리가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다.
정치인들의 선거자금 현황을 추적하는 워싱턴 반응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영화 TV 음악계 종사자들이 오바마와 롬니에게 기부한 금액은 각각 320만 달러와 48만 달러로 차이를 나타냈다. 할리우드는 전통적으로 친민주당 성향인 데다 거액의 자금원이 없는 오바마가 연예계 부호들에게 자주 손을 벌려 롬니보다 실적이 좋은 상황이다.
6일 공개된 두 후보의 6월 모금 실적은 롬니가 1억1130만 달러, 오바마가 7500만 달러. 롬니가 3개월 연속 오바마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거액의 자금을 몰아주는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 모금 실적에서도 롬니(4100만 달러)와 오바마(1200만 달러)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슈퍼팩 실적이 초라한 오바마는 연예인 모금 행사에 매달리고 있다. 공화당 진영에서 “할리우드가 오바마의 현금지급기가 됐다”고 조롱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부유층 세금 인상 등 친서민 정책을 내걸면서 정작 할리우드 유명인과 어울리며 돈을 모으는 것을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는 7일 “롬니의 세제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뺏어 부자를 배부르게 하는 것”이라며 롬니를 ‘거꾸로 로빈후드’라는 뜻으로 빗댄 ‘롬니후드’라고 비난했지만 정작 이런 발언을 한 곳은 거액 기부자들이 참석하는 모금행사 자리였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록가수 진 시먼스, 코미디언 제프 폭스워디 등은 롬니 지지를 선언했다. 배우 로버트 듀발은 다음 달 할리우드에서의 첫 롬니 지지 모금 행사를 열 계획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 진영은 이른바 ‘오하이오 주 투표법’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하이오 주 투표법은 특별한 거주상황에 있는 일부 주민들로 하여금 조기 투표가 가능하도록 개정된 것이 골자다. 대상은 주로 외국 주둔군인과 해외교포들이다. 이들에게 대선 투표일인 11월 6일보다 며칠 빠른 날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바마 측이 이 법이 ‘모든 유권자들을 평등하게 투표하도록 규정’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한 반면 롬니 측은 “오바마 행정부가 현역 군인의 투표권 제한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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