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伊 ‘신용 불량’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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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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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채금리 사상 최고 “구제금융 역부족” 우려 커져
유로존 붕괴 현실화되면 한국 마이너스 성장 전망도

그리스 총선으로 한시름을 놓는 듯했던 국제 금융시장이 이번엔 스페인의 재정 우려가 증폭되며 또다시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어떤 호재도 하루가 못 갈 정도로 국제금융시장에 공포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7.29%까지 오르며 유로존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스페인의 ‘다음 타자’로 지목되는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도 장중 6.17%까지 올랐다. 통상 국제 금융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7%대면 해외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준하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4월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8.72%로 1994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으며 부실채권 규모도 1530억 유로(약 223조3800억 원)로 전달보다 48억 유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스페인 은행들에 지원될 예정인 최대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도 부족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상당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조만간 스페인이 은행 부문을 넘어서 정부 부문의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9일 국내 금융시장도 스페인에 대한 우려로 장중 대부분의 거래시간에 약보합세를 보이는 위축된 모습이 나타났다. 코스피는 장 막판 0.06포인트 상승하며 1,891.77로 거래를 마쳤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내린(원화 가치 상승) 1156.3원에 마감됐다. 이에 앞서 18일 미국과 유럽 증시는 전반적으로 혼조세를 보였지만 스페인(―2.96%), 이탈리아(―2.85%) 증시는 재정 우려가 불거지며 크게 하락했다.

한편 스페인, 이탈리아가 실제 디폴트에 직면해 유로존 재편 논란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2.5%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상의 충격이 우려되는 만큼 현 상황에 대해 정부와 기업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경고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9일 한국국제경제학회 정책세미나에서 ‘유로존 위기가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제 발표를 통해 “유로존 붕괴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에는 0%대, 내년엔 ―2.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과 그리스 간의 채무재조정 협상이 실패해 구제금융이 중단되고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금융시장에 투자된 외국계 자금 중 20∼30%에 이르는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우려된다”며 “외환시장의 건전성이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방심하기 어려운 만큼 좀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스페인#신용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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