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뉴욕 외교협회 토론회 참석… 美서 첫 공식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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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제한 반대 등 中 자극 발언 안해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사진) 씨가 뉴욕대 방문교수 자격으로 5월 중순 미국에 도착한 이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31일 뉴욕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천광청의 다음 행로는?’이란 제목의 토론회에 참석한 것.

CFR는 31일 협회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 씨의 방미를 지원했던 뉴욕대 로스쿨 제롬 코언 교수와 천 씨가 토론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날 CFR는 취재진이 몰려들어 토론장 밖에 별도의 취재공간을 마련했다. 이마저도 모자라 토론을 전화로 생중계하는 전화회의까지 준비했다.

이날 외교협회 회원들은 천 씨에게 민감한 질문보다는 중국의 인권 개선 전망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천 씨는 중국에서 인권 개선과 민주주의 실현을 묻는 질문에 “닉관적”이라며 “중국 국민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점점 접하는 정보가 늘어나면서 인권 문제의 개선이나 민주주의 실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 다시 돌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뉴욕대 방문연구원이 끝나면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변호사의 신분임을 감안한 미중 법률시장 협력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켄드라 데이비슨 CFR 언론담당 부사장은 “오늘 주제는 미중의 발전적인 관계였다. 천광청은 연설을 하지 않았으며 문서로 자신의 주장도 밝히지 않았다. 토론에만 참석했다”고 본보에 e메일로 밝혀왔다. 천 씨가 현재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어와 영어를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에 앞서 천 씨가 과연 중국 정부로부터 탄압당한 빌미가 됐던 중국의 출산제한 정책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지 관심을 모았지만 천 씨는 중국을 자극할 만한 민감한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그는 언론과는 처음으로 지난주 로이터와 인터뷰했고 조만간 미 의회 외교위원회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다. 미 의회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참석해 중국 인권 등의 문제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인권소위 크리스토퍼 스미스 위원장은 “천광청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의 ‘게임 체인저’(상황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요인 또는 사람)”라고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중국#천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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