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 1년, 아프간에 뜬 오바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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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척결 눈앞” 대선 행보
떠나자마자 폭탄테러 6명 사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오사마 빈라덴 사살 1년을 맞아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군은 알카에다를 아프간에서 몰아냈고 1년 전 빈라덴에게 정의의 심판을 받게 했다. 이제 알카에다 척결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아프간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예정대로 아프간에서 2014년 철군을 완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밤 12시경 앤드루 공군기지를 출발해 13시간 비행해 아프간에 도착했다. 7시간 동안 현지에 머물며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전략적 동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바그람 기지에서 미군들을 격려한 후 대국민 연설을 하자마자 바로 귀국하는 강행군을 했다.

이번 아프간 방문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정책 경험이 전무한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차별성을 노린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말 대선 캠페인 출정식을 할 예정이다. 현재 아프간에는 8만8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이 중 2만3000명이 올여름에 철군할 계획이다. 양국이 이날 체결한 협약은 2014년 미군이 철수한 후 미국 정부가 경제지원과 치안유지 훈련 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러나 지원 규모나 철군 후 남게 될 미군 규모 등이 담겨 있지 않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로 이전과는 달리 극비리에 진행됐다. 이번에 대통령을 수행한 10여 개 매체 기자들도 사전에 방문 일정을 알고 있었지만 아프간 도착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백악관 측과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철저한 보안 당부에도 불구하고 1일 오전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으로 향하는 시점에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는 해프닝이 있었다. 한 아프간 매체가 처음 트위터에 올린 방문 소식은 미국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곧바로 퍼졌으며 백악관은 대통령 도착 시점이 잘못됐다며 해당 매체에 정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을 떠난 직후 수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아프간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오바마의 아프간 방문에 대한 반격”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바마#오사마 빈라덴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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