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서해 연합훈련, 항모도 동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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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상최대 규모 돌입… 中 바랴크호 시험 항해
“훈련 간접 참여” 관측

중국과 러시아가 서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은 양국 해군이 22일 오전 8시 12분부터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주변 해역에서 주력 함정을 동원한 가운데 6일간의 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해상연합-2012’로 명명된 이번 훈련은 첫 중-러 합동훈련이다. 양국은 2003년부터 6차례 연합 군사훈련을 했지만 모두 6개국 모임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차원에서 실시했으며, 두 나라만이 훈련을 한 적은 없다. 홍콩 밍(明)보는 이번 훈련이 규모 면에서도 지금까지 양국이 참가했던 훈련 가운데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북해 동해 남해함대 등에서 차출된 미사일구축함과 미사일호위함, 일반동력 잠수함 등 모두 18척이 참가하며 해군 특수부대 등 4000명이 투입된다. 러시아에서는 태평양함대의 기함(旗艦)인 미사일순양함 바랴크(중국 항모와 이름만 같음)호를 비롯해 잠수함 공격용 함정 등 7척이 대한해협을 통과해 훈련에 합류했다.

양측은 이번 연합훈련에서 대공훈련, 대잠훈련, 해양수색과 구조, 피랍선박 구출, 대테러 및 전자전 훈련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 국방부는 부인했지만 현지 언론들은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훈련도 실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미국의 태평양 회귀 전략에 맞서 양국이 군사적으로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군부가 발행하는 해방군보는 21일 “미국과 필리핀이 16일부터 2주간 남중국해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상 연합훈련이 해당 지역의 무력 분쟁 위험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홍콩 언론들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크가 20일 다롄(大連) 항을 떠나 제5차 시험항해에 나섰다는 점을 들어 이번 훈련에 중국의 바랴크도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바랴크가 시험운항할 보하이(渤海) 만 일대는 칭다오 해역 바로 위에 있다. 항모가 기동하려면 구축함 등 항모편대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번 중-러 훈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바랴크 갑판에는 함재기로 사용될 젠(殲)-15기의 실물 모형비행기가 탑재돼 있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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