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前독재자, 8천명 비밀처형 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5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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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전 독재자 호르헤 비델라(86)는 최근 발행된 책을 통해 1976~1981년 자신의 통치기간에 실종된 사망자가 7000명~8000명에 달한다고 처음으로 시인했다.

신간 '마지막 처분'(Final Disposition)의 저자인 카페리노 레아토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군 형무소에 복역중인 비델라가 20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비델라는 "정부 전복세력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7000~8000명이 죽어야 했다"면서 "희생자들의 시체를 비밀리에 처리한 것은 국내외의 저항 촉발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안이 없었다"면서 "군부 지도자들은 반정부 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고 자신들의 만행을 강변했다.

그는 1976년 3월 24일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기 2개월전 군부 지도자들이 1974~76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사벨 페론을 축출시킨 후 즉각 체포해야 할 반정부 인사들의 명단 작성에 나섰다고 공개했다.

이와 관련, 비델라는 "실종자 전체 명단은 없으며 부분적인 명단이 있을지 모르나 부실하다"고 말하고 "엄격히 군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쿠데타가 필요없었으며 실수였다"고 회고했다.

비델라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계속된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정권의 초대 대통령이었다.

인권단체들은 군부 독재하에서 3만여명이 실종됐고 이중 대부분은 600여군데의 비밀 수용소에서 처형된 채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인권유린 혐의를 받고 있는 군부독재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지속, 작년에 84명을 신규 기소했고 843건 이상의 재판이 진행중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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