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 등에 붙은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앞쪽에서 볼 수 있는 카메라.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디지털 카메라로 변신한 바비인형, 아이패드 화면 위를 달리는 핫휠스 자동차, 태블릿PC와 결합한 모노폴리 게임….
매출 감소에 시달리는 전통 완구제조업체들이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첨단 장난감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완구제조업체인 마텔이 최근 선보인 새 바비인형은 등에 렌즈가 부착되어 있고 벨트의 단추를 눌러 사진을 찍으면 바비인형의 티셔츠 위로 사진이 보인다. 컴퓨터에 연결해 사진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 이 회사는 이 밖에도 이달 중순 미국 뉴욕 자비츠센터에서 열린 ‘2012 장난감 박람회’에서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앱티비티(Apptivity)’ 장난감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 중 핫휠스 자동차는 관련 앱을 아이패드에 내려받은 뒤 아이패드 센서를 통해 미니 자동차를 스크린 위에서 움직이고 경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개발을 주제로 한 대표적 보드게임인 모노폴리도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가상화폐를 모을 수도 있다.
보드게임 중에는 실제 회전판 대신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으로 휠을 돌리게 하는 형태로 전자기기와 결합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완구업체들의 변신 배경은 전통 완구 매출이 점점 줄고 있고 어린이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완구업계의 연간 매출은 대부분 4분기에 집중되는데 대표적 업체인 하스브로와 마텔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 줄었다. 이에 비해 전자학습기기 전문업체 립프로그가 지난해 4∼9세를 겨냥해 내놓은 아동 학습용 태블릿PC인 ‘립패드 익스플로러’는 불티나게 팔리면서 다른 완구업체들의 부러움을 샀다. 결국 전통 완구업체들도 올 들어 디지털로 무장한 신제품을 내놓기에 이른 것.
실제 회전판 대신 아이패드 터치스크린으로 휠을 돌려 보드게임을 하는 모습.비영리 아동단체인 커먼센스미디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8세 이하 어린이의 3분의 1 이상이 부모들이 갖고 있는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8세 어린이의 25%는 대부분의 시간을 디지털 기기를 갖고 놀면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닷컴의 존 알데이오 완구 게임 부문 디렉터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사용하는 기기를 갖고 놀기를 좋아한다. 완구업계가 이런 제품들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구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디지털 기능을 접목한 완구제품의 가격이 기존 제품보다 배 이상 높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여전히 일부 계층에 국한돼 있어 이런 노력이 성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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