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의전車 121대… 하루식비 17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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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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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제궁 사치 폭로 책 나와 재선 전망 더 어두워질 듯
우크라서 배탈 난 아들 전용기로 데려와 말썽도

낮은 지지도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사진)의 사치스러운 엘리제궁 생활을 폭로한 책이 발간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사치성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선거가 불과 80일도 남지 않은 데다 내용들도 파괴력이 커 파장이 예상된다.

책의 저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저격수로 나선 사회당의 르네 도지에르 의원이다. 조사와 폭로에 일가견을 가진 도지에르 의원은 3일 발간한 책 ‘국가의 돈(L'Argent de l'Etat)’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세금을 물처럼 쓰며 ‘군주 같은’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책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엘리제궁 차고에 121대의 의전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프랑스 자동차지만 전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2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매년 연료비로 평균 4억8660만 원, 보험료로 1억7690만 원이 나갔다. 하루에 엘리제궁에서 소비하는 식비만 약 1760만 원에 이르고, 점심에 외부 손님을 초대하면 한 병에 28만 원 정도하는 와인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의료진을 태운 팰컨50 대통령 전용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내 배탈이 난 자신의 아들 피에르를 태우고 오게 한 사실도 드러나 공금을 유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제트기 급파 비용으로 3900만 원이 들어갔지만 사르코지는 이 중 1100만 원밖에 변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지에르 의원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개인의 돈과 국가의 돈을 분리하는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책에는 또 도로를 이용하는 게 더 쉬울 때도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겠다고 고집했고, 이 때문에 파리에서 13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생캉탱 지역을 방문하는 데 6억2000만 원을 썼다는 사실도 폭로돼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8년 공식적으로 밝힌 것보다 2배 가까운 3800억 원을 들여 전용기를 주문했다는 내용도 있다.

도지에르 의원은 “2008년에 엘리제궁 예산이 20%나 증가했고 대통령의 월급은 2배나 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승리 직후 취임도 하기 전에 언론재벌이 소유한, 1주일 대여료가 3억4000만 원이나 하는 초호화 요트로 휴가를 즐겨 비판을 받았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프랑스의 대통령들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라면서도 “사르코지 대통령은 구태를 근절하겠다며 대통령 전용 사냥터를 폐쇄하는 등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비밀리에 정부(情婦)를 두고 딸을 키우는 데 세금을 쓴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처럼 군주같이 생활했다”고 지적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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