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지구촌 새권력/대만]청바지의 ‘이웃 아줌마’ vs 화려한 中 국민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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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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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중국 퍼스트레이디 극과 극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부인 펑리 위안 여사. 사진 출처 바이두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부인 펑리 위안 여사. 사진 출처 바이두
‘소탈’ 대 ‘화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차기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다르다. 마잉주(馬英九·62) 대만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60) 여사는 이번 재선 성공에도 큰 힘을 보탰다. 마 총통이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화려한 언변을 자랑한다면 저우 여사는 평소 청바지를 즐겨 입는 검소함과 소탈함으로 대만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지난해 10월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 때는 과거 공식 행사에서 입었던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지난해 7월 대만 시사주간지 신신원(新新文)주간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0%가 저우 여사를 좋아했다. 그녀의 정치 불개입과 적극적 공익활동을 칭찬했다. 이런 인기를 업고 저우 여사는 선거 종반전에 민진당의 텃밭인 남부지방을 돌면서 지지를 이끌어 냈다. 적진의 한복판이지만 그녀가 등장하는 곳마다 많은 지지자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올해 양안의 다른 한 축인 중국에서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가 탄생한다. 10월 공산당 18차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59) 국가부주석의 부인은 펑리위안(彭麗媛·50) 여사다. 펑 여사는 인민해방군 현역 장군(소장·한국의 준장에 해당)이자 국민가수다. 화려한 외모와 수준 높은 가창력, 왕성한 대외활동으로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이자 전직 유명 모델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중국판 브루니’라고도 불린다. 시 부주석이 얼마 전까지 중국인에게 ‘펑리위안의 남편’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국민적 인지도가 높다. 대중에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온 중국의 이전 퍼스트레이디와는 확연히 다르다.

펑 여사는 중국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 밤 중국중앙(CC)TV 버라이어티 쇼인 춘제 롄환완후이(聯歡晩會)에 단골 출연해 왔다. 14일 저녁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남편 시 부주석 등 상무위원 9명 전원이 현장에서 관람한 대형 공연에도 하얀색 군복을 입고 출연해 후 주석과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펑 여사는 지난해 중국문학예술계연합회 부주석에 선출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결핵 예방 친선대사로 임명되는 등 활동 영역도 넓히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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