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아프리카서 요원 모집, 검은 테러리스트 지구촌 위협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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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남으로 손 뻗쳐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까지 영향력을 넓히면서 아프리카 출신 흑인들을 요원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는 주로 중동과 아시아계였으나 앞으로는 ‘흑인 테러리스트’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내 아랍계와 흑인 간에는 종교와 종족이 달라 오랫동안 반목과 적대감이 있어왔으나 테러활동을 매개로 서로 손을 잡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로이터통신은 8일 이 같은 현상을 전하면서 “테러를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6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발생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엔 건물 폭탄테러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테러는 나이지리아의 대표적인 이슬람 무장 단체인 ‘보코 하람’과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카에다 지역 조직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의 합동 테러였다. 보코 하람은 나이지리아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단체로 수많은 폭탄 테러 공격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알카에다와 연계한 나이지리아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알카에다가 사하라 사막 이남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이유는 척박한 사막지대인 북아프리카 국가들보다 풍부한 유전과 석유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알카에다로서는 반서방 감정을 가진 토착 단체들과 연대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념을 널리 선전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알카에다는 최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이민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이용해 아프리카 흑인들과 ‘반 서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내걸고 결속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월례보고서에서 “보코 하람과 AQIM 요원들이 니제르에서 합동으로 훈련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QIM 요원의 숫자가 세 자릿수를 넘지 않지만 아프리카 흑인들과 손을 잡으면 치명적인 테러를 저지를 역량을 가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측 군대가 반군에 패해 도주하면서 남긴 무기들이 알카에다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알제리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사막에서 횡행하는 인신매매나 납치 조직들에 무기가 흘러 들어가면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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