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린’ 뉴욕 때리고 북상… 동북부 9개주 비상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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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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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가구 정전… 12명 사망… 오바마 “긴 72시간 될것”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27일(현지 시간)과 28일 뉴욕 워싱턴 등 미국 동부 해안지역을 강타하면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300만 가구의 전력공급이 끊겼다. 뉴욕 역사상 처음으로 허리케인으로 인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9개 주에 연방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길고 긴 72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수많은 가정이 피해를 볼 것이 명백하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27일 새벽 내륙 지역에 상륙한 아이린은 최고 풍속이 시속 80마일(약 129km)로 전날의 100마일(약 161km)보다 약해지면서 3등급에서 1등급으로 낮아졌으며 28일 오전 9시경 열대성 폭풍(스톰)으로 그 세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최대 300mm의 강우량과 7m의 해일을 동반해 동부지역 곳곳에서 산사태 침수 주택파손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쳐 2명이 숨지는 등 이 지역에서만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허리케인 북상 경로에 거주하는 주민 230여만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으며 18개 재해긴급대응팀을 피해 지역에 급파했다. 미 적십자사는 허리케인 북상 경로에 있는 6개 주에서 주민 1만3000여 명이 임시대피소로 피신했지만 대피소가 부족해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주 방위군 10만1000명을 긴급 구조 및 피해 복구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현역 군인 6500명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렸다. 존 F 케네디, 라가디아, 뉴어크 등 뉴욕 인근 공항은 모두 폐쇄됐다. 워싱턴 등 다른 지역 공항은 폐쇄되지는 않았지만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됐다. 항공사들은 28일까지 9000여 건의 운항 스케줄을 취소했다.

26년 만에 허리케인 경보가 내려진 뉴욕 시에는 28일 오전 아이린이 상륙하면서 맨해튼 등 저지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대중교통 운행 중단에 이어 맨해튼 남부, 퀸스, 브루클린 등 저지대 지역 주민들에 대한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차량이나 보행자를 찾기 어려웠다.

뉴저지와 코네티컷 해안 지역에서 가동 중인 원전들은 강풍과 폭우로 발생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발전 용량을 낮췄다. 뉴저지 주에서는 전력회사 엑셀론이 운영하는 오이스터 크리크 원자력발전소가 잠정 폐쇄됐다.

한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28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린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수백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린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뉴욕에 이르는 동부 지역에 광범위한 홍수 피해와 시설물 파괴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추산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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