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비밀위원회내 3인방, 美 신용 강등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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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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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거스르는 게 임무” 호전적… 자부심도 강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6명 정도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비밀위원회의 ‘작품’이라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S&P 외부에는 규모나 구성원이 알려지지 않은 비밀위원회에 대해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 가장 먼저 ‘노’를 외치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호전적 인사들”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소개했다. S&P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분석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어 입을 다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 주요 인물은 국가 신용등급 평가 책임자인 데이비드 비어스 씨(58)와 부책임자 존 체임버스 씨(55), 미국 캐나다 버뮤다 담당자인 니콜라 스완 씨(38) 등 3명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신용등급 평가 업무의 독립성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대세에 거스르는 것’을 훈장으로 생각한다는 게 이들과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의 평이다. 이들 3명은 세계 각지의 담당 국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투자자 및 외환담당 관리들과의 토론에 시간을 보낸 뒤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월간지 ‘더 뱅커’의 편집자이며 비어스 씨 아래에서 일했던 필립 알렉산더 씨는 “S&P가 아이슬란드에 대해 가장 먼저 신용등급 강등에 나섰던 것처럼 (신용평가사 가운데) 가장 먼저 움직이고 이후 올바른 결정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 칭찬을 받는다”며 “(S&P에서) 가장 늦게, 또는 분명히 늦게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나쁜 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씨는 특히 비어스 씨에 대해 “싸움을 좋아하고 결정 기준을 자세히 따져보면서 자신의 무기를 고수할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비어스 씨는 2005년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가 아르헨티나가 디폴트(국가채무 불이행)를 선언하자 이에 분개한 채권 투자자와 논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재무부 출신인 스완 씨는 이번 미 신용등급 강등을 결정한 보고서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비어스, 체임버스, 스완 씨는 신용등급 강등 발표에 앞서 미 재무부 관리들과 전화회의를 했고 여기서 재무부 측이 각종 오류를 지적하자 이를 수긍하고 위원회 회의를 재소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S&P는 사상 첫 미 신용등급 강등을 결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S&P CEO 체포를” 여론 들썩

한편 미국 내에선 이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진보성향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은 배짱을 좀 보여서 S&P 최고경영자(CEO)를 체포하라. 이 범죄자들은 2008년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경제를 말아먹으려 하고 있다”고 촉구했다. 무어는 신용평가사들이 모기지 채권에 높은 등급을 부여함으로써 2008년 경제위기 발발에 일조했다고 비난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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