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 사망자 4배 부풀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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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의뢰 현지 조사단
“지원 더 받으려 뻥튀기… 사망자 많아야 8만5000명”

지난해 1월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 참사 피해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국제개발처(USAID)의 의뢰를 받아 올 초 아이티 현지 조사를 진행한 경영컨설팅업체인 ‘엘티엘 스트래터지스’의 보고서는 아이티 지진참사 사망자는 최소 4만6180명부터 최대 8만4961명 사이라고 밝혔다. 아이티 당국의 공식 발표인 31만8000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숫자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도 유엔의 공식 추정치인 150만 명의 절반이 좀 넘는 89만5000명이며 국제사회가 제공한 임시천막에서 사는 사람도 애초 알려진 68만5000명이 아닌 37만5000명이라고 밝혔다. 폐기물도 아이티 당국이 밝힌 2000만 m³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고 보고서는 파악했다.

엘티엘 스트래터지스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5200가구를 방문해 100개 항목 이상의 설문조사를 벌인 끝에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용이 사실이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아이티 정부가 더 많은 국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피해자 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아이티 지진사상자와 이재민 수 등을 토대로 재건작업 지원 규모나 비용 문제를 고려해 왔다. 지금까지 아이티는 55억 달러의 국제지원을 받았고, 3000개 이상의 국제 구호단체가 아이티를 돕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 초안이 내부적으로 모순된 점이 있어 종합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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