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종업원 옷서 DNA 검출… 코너에 몰린 스트로스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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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앞두고 물증 나와… 숙소 주민들 퇴거 압박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성폭행 미수 혐의로 고소한 뉴욕 소피텔 호텔 여종업원의 셔츠에서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DNA 흔적이 발견됐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경찰이 호텔 여종업원의 옷에서 정액을 발견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성폭행 미수 혐의와 관련해 호텔 여종업원의 진술만 갖고 있던 경찰이 확보한 첫 번째 구체적인 증거다.

경찰은 또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뿌리치고 달아난 여종업원을 처음 발견한 증인의 증언도 확보했다. 증언에 따르면 당시 복도에 웅크린 채 발견된 여종업원은 ‘매우 분노한 상태’였으며 ‘위로가 필요한 상태’였다.

폭스뉴스는 수사에 정통한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던 당시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 제발 멈추라”는 여종업원의 거듭된 애원에 “걱정 말라. 내가 누군지 모르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여종업원은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장식장 모서리로 밀쳐내고 가까스로 도망쳤고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등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게 불리한 증거와 증언이 속속 나오면서 재판도 그에게 불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변호인들은 처음에는 여종업원에 대한 성폭행 시도가 없었고 서둘러 호텔을 떠나야 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하다 나중에는 양측의 합의에 의해 성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반박해 왔다. 하지만 이날 확보된 증거와 증언은 이 같은 주장과 배치된 것이다.

한편 20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부인 명의로 빌린 임대료 1만5000달러의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아파트에 들어가려다 주민들의 반대로 맨해튼 브로드웨이 71번가에 있는 엠파이어 빌딩에 숙소를 마련한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이곳에서도 이웃의 퇴거 압력을 받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빌딩 관리업체에 성범죄 혐의자가 이웃에 있는 점에 대한 불만, 그리고 언론 취재 경쟁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관리업체는 주민들에게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입주를 받아들인 점에 대해 사과하고 그가 수일 내 떠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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