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軍, 반군거점도시서 1000여명 성폭행”… 英紙 “현지 의사 증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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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소녀가 말했다. “알라가 이 순간을 지켜보실 거야.” 카다피군 병사는 바지를 내리며 말했다. “카다피 원수가 우리 알라야.”

영국 더선데이타임스가 리비아 미스라타에서 입수해 보도한 휴대전화 비디오 영상의 한 장면이다. 미스라타는 카다피군과 반카다피군이 뺏고 빼앗는 공방을 계속한 거점도시. 이 신문은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군 점령기간 중 미스라타 전역에서 무자비한 성폭행이 반복적으로 자행됐다”고 22일 보도했다. 산부인과 의사 이스마엘 포티아 씨는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신문에 동영상을 제공한 한 의사는 “카다피군 병사들은 여성들에게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댄 뒤 자기 이름을 말하라고 한다. 그 다음 성폭행 장면을 녹화했다”며 “숨지거나 다쳐 병원을 찾은 카다피군 병사들의 휴대전화에서는 이런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한 왈리드 압두 바르크 군(17)은 “미스라타에 있는 한 집에 쳐들어갔다. 그때 상관이 자매 4명 모두를 번갈아 가며 성폭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때는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바르크 군은 반카다피군에 항복한 뒤 현재 다른 부대원들과 한 학교에 갇혀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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