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은 모든 것을 잊고 신나게 놀고 싶어요. 매일 이랬으면 좋겠어요.” 불안과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린이들이 모처럼 해맑은 웃음을 되찾았다. 엄마 아빠도 힘을 얻었다. 하루빨리 ‘정상’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은 모두 같았다.
동일본 대지진 1개월여 만인 15일 도쿄의 인기 테마파크 도쿄디즈니랜드가 다시 문을 열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개장 전부터 입구에는 목말을 탄 어린이와 손을 맞잡은 연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개장 직전 디즈니랜드의 상징 캐릭터인 미키마우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맨 앞줄에 서 있던 한 남성은 “오전 2시 50분에 도착했다”며 “지난 한 달 동안 어두운 뉴스뿐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활짝 웃는 것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요코하마 시에서 한 살배기 딸과 가족나들이를 온 회사원은 “놀이터는 아직도 진흙투성이여서 아이가 놀 수 없지만 모처럼의 나들이에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활짝 웃었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아직도 군데군데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의 여파가 남아 있다. 인기 놀이시설 3개는 크게 부서져 수리 중이다. 영업시간도 오후 10시에서 오후 6시로 단축했다. 절전 계획에 따라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고 조명기구나 에스컬레이터도 가동을 멈췄다.
디즈니랜드 운영업체 오리엔탈랜드 우에니시 교이치로(上西京一郞) 사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왜 이런 시기에 문을 여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영업을 재개해 옛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고객들의 응원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쿄디즈니랜드가 한 달 이상 폐장한 것은 1983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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