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전쟁]반카다피 臨政은 ‘해외파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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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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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릴 총리-타르후니 재무등 핵심요직 속속 차지

리비아 반(反)카다피 세력이 총리와 재무장관 등 요직을 선임함에 따라 임시정부의 큰 틀이 드러나고 있다. 임시정부의 수뇌부에 임명된 인사들은 서구 문물에 밝은 해외 유학파가 많아 서방 세계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카다피군 국가위원회는 23일 임시정부 총리로 마흐무드 지브릴 씨(59)를, 재무장관 격인 재무위원장에 현직 미국 대학교수인 알리 타르후니 씨(60)를 각각 임명했다.

지브릴 총리는 국제사회에서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야권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전략계획 및 의사결정 분야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이 대학에서 수년간 강의했다. 리더십 양성 관련 업무에도 밝은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집권 시기에 국가계획위원회 대표와 국가경제개발위원회 의장 등을 지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지브릴 총리를 “미국적 시각을 가진 진지한 협상 상대”라고 평가했다.

타르후니 재무위원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워싱턴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다피 정권에 반대하는 학생 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뒤 1973년 미국으로 도피한 그는 이후 리비아 정부에 의해 시민권이 박탈되고 1978년에는 결석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반정부 시위대가 벵가지를 장악한 지 며칠 뒤 리비아에 돌아왔다. 서방에선 그동안 반카다피군 세력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아 지원에 선뜻 나서지 못했지만 임시정부의 핵심 요직을 서구 유학파가 차지함에 따라 지지 입장을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위원회의 유럽 특사인 만수르 사이프 알나스르는 “리비아가 해방되면 이슬람 성직자에 의해 통치받지 않는 민주국가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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