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거점 벵가지서 교전 벌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9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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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서방의 군사 개입이 임박한 가운데, 반군의 거점 도시인 벵가지에서 19일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 간의 교전이 벌어졌다.

리비아 제2의 도시이자 반군의 '수도'로 불리는 벵가지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격렬한 포성과 폭발음이 들리고, 전투기 1대가 화염에 휩싸인 채 추락해 주거 지역 쪽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범 아랍권 방송인 알-자지라TV는 카다피 부대가 벵가지의 해안과 서부, 남부 쪽으로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벵가지 시내의 압델 나세르 거리에도 포탄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반군 전사인 칼리드 아흐메드는 "그들(정부군)이 어제는 60㎞밖에 있었는데, 오늘은 20㎞ 앞까지 다가왔다"며 "그들은 30분에서 90분 정도면 여기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군은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가 본부로 쓰고 있는 벵가지 시내의 법원 건물 앞에 콘크리트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카다피 군의 도심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반군의 칼리드 알-사예 대변인은 "그들이 벵가지 서부 쪽으로 들어오고 있다. 서방국들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군사 개입을 촉구했다.

프랑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우리가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면서 "모든 것이 준비됐고, 정치적인 결정만이 남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와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승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리비아 정부군의 대공방어시설 등 군사시설에 대한 폭격 방법과 시점, 비행금지구역 설정 범위 등이 협의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 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리비아 정부는 이날 벵가지 외곽의 교전과 관련한 성명에서 반군이 정부군을 공격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알-카에다의 폭력배(반군 지칭)가 벵가지 서쪽에 주둔한 정부군을 공격했다"며 "(반군이) 헬리콥터와 전투기로 정부군을 공습해 유엔 안보리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고 현지의 관영 뉴스통신 자나(JANA)가 전했다.

칼리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이날 BBC 라디오에 출연, "정부군은 정전을 확고하게 준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정전을 감시할) 국제 감시단을 맞이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는 전날 자국 내 민간인을 보호하고 유엔의 결의를 준수하기 위해 정전을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정부는 모든 세력과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를 하기 위한 채널을 열어놓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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