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야 지역, 반카다피군이 장악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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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들 잇단 현장보도… 정부군 주장 허위로 드러나

벵가지를 제외한 리비아의 대부분을 장악했다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측의 주장과 달리 여전히 자위야와 라스라누프 등 주요 도시들을 반(反)카다피군이 장악하고 있다는 외신들의 현장 잠입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의 마틴 플레처 기자는 6일 정부군의 삼엄한 포위망을 뚫고 트리폴리 인근 전략요충지인 자위야에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민가에 다다르자 30여 명의 청년 자원병들이 왕정 시대의 국기를 흔들며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었다. 지난 사흘 동안 4차례나 정부군을 격퇴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도대체 카다피는 어디 있냐”고 외쳤다.

정부군이 자위야를 장악했다는 주장에 대해 한 청년은 “만약 카다피가 여기를 점령했다면 우리는 모두 죽어있을 것”이라며 “세상에 진실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시내 한 병원에서 만난 의사는 “카다피군은 의사와 구급차, 거리에서 움직이는 모든 사람을 무차별로 공격해 50명 이상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날 카다피 원수 측은 자위야 등 대부분을 탈환했다며 수도 트리폴리에서 승전 축하 행사를 열었다.

영국 가디언지 기자가 8일 둘러본 라스라누프에서도 연일 계속되는 정부군의 공중폭격에도 불구하고 반카다피군의 사기는 높았다. 1만여 시민 대다수가 탈출한 가운데 매일 AK소총, 기관총, 심지어 식칼을 휘두르며 픽업트럭에 빽빽이 올라탄 젊은 반군 자원병 수백 명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들은 일부는 계속 남아서 싸우고, 일부는 저녁이 되면 차를 이용해 집에 가서 자고 다음 날 다시 나오는 ‘출퇴근식 항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곳 병원의 의사 살렘 랑기 씨는 “우리 대부분은 두려움이라는 장벽이 깨진 것을 발견했다”며 “사람들은 싸울 용기가 있다”고 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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