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이집트 시대]“네가 아버지 말년을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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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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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사퇴 거부 연설 놓고 장남이 차남 공격… 말다툼 격렬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하야 발표 하루 전인 1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즉각 하야를 거부했을 때 두 아들인 알라와 가말이 주먹다짐을 벌이기 직전까지 갔다고 이집트 국영신문 알 아크바르가 13일 보도했다. 당초 연설문 초안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군부에 권력을 즉각 이양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가말이 ‘9월까지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양한다’고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대통령궁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녹화 도중에 알게 된 장남 알라는 “아버지의 말년을 명예롭게 하기는커녕 이런 방식으로 망쳐 놨다”며 가말을 심하게 나무랐고 주먹다짐 직전에 한 고위관료가 나서 겨우 말렸다는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마지막 대국민 연설은 반정부 시위대에 사실상 기름을 붓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무바라크 대통령은 24시간도 못 견디고 수도 카이로를 탈출해야 했다.

알라와 가말은 본래 정적 사이다. 1990년대만 해도 장남 알라가 무바라크의 법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후 차남 가말이 부상하면서 알라를 눌렀다. 권력을 장악한 가말은 친구들에게 집권당 고위직을 나눠주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위층의 부정부패는 대중적인 분노의 도화선이 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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