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꼭꼭 숨겨라, 희토류 보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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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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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자원은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하는데 중국의 희토류(희귀한 광물자원을 통칭)는 왜 귀하게 여기지 않나.’

올해부터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쿼터를 줄이겠다고 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징지찬카오(經濟參考)보가 10일 중국에서 ‘희토류의 아버지’로 불리는 희토류 전문가인 중국과학원 쉬광셴(徐光憲) 원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서방이 요구하는 대로 순순히 수출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여 올해 예고한 ‘중국 희토류의 반란’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쉬 원사는 “부존량 기준으로 중국의 희토류 비중은 전 세계의 36%에 불과한데 세계 생산의 97%를 담당하고, 세계 수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이런 추세로 15∼20년 가면 중국 희토류는 고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희토류는 지금 가격보다 수백 배, 수천 배를 주고도 못 사게 될 수 있는 전략적 물자이기 때문에 생산과 수출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2011년 희토류 수출량을 2010년보다 11.4% 줄어든 1만4446t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7일 중국이 희토류의 전략적 비축에 나섰다며 업체들의 비축 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중국 국영 ‘바오터우(包頭)철강 희토류’의 경우 최소 10곳의 비축 시설을 관리하고 있으며 비축 저장 능력은 총 10만 t에 이르는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이는 중국의 지난해 수출량인 3만9813t을 넘는 양이다. 한편 중국 국토자원부는 지난달 희토류 주산지 중 한 곳인 장시(江西) 성의 광산 11곳(약 2534km²)을 ‘국가 계획 광산 지역’으로 지정해 국가통제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희토류 광산을 국가가 통제하겠다고 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중국의 수출 규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 일본 등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을 검토 중이다. 더구나 세계는 지금 희토류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쟁탈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그린테크놀로지솔루션스(GTSO)사는 9일 몽골의 ‘몽골 희토류수출업협회(REE)’와 합작사를 설립해 희토류 개발에 나섰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도 7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우라늄과 희토류를 포함한 천연자원 개발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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