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주지사 “北에 최대한의 자제 촉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9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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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결의문 통과 기대
北 군부, 미군 유해 공동발굴 제안

북한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19일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과 관련, 최대한의 자제를 북한에 촉구했다.

AFP통신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리처드슨 주지사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외무성과 군부의 고위 지도자 3명과 중요한 회담을 가졌다"면서 "모든 회담에서 북한 측에 한국군의 예정된 군사훈련과 관련, 최대한의 자제를 강하게 촉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18일 저녁 북한 관리들과 만찬에서 "최대한 신중하고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한반도 긴장사태와 관련해 19일 오전(현지시간) 열리는 안보리 긴급회의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당사국에 자제를 촉구하는 강력한 결의안을 통과시키길 기대한다"면서 "유엔 결의안은 모든 당사국이 공격적인 군사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8일 리처드슨 주지사가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난 뒤 "그와 좋은 회담을 가졌음에도 상황은 극도로 긴장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 측에 최대한의 자제를 요구했다"면서 "현 상황은 모두가 절제를 보여줘야 할 시기이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번 회담은 "인권보장을 자랑하는 미국이 당신의 방북을 이렇게 연기하다니 미국에 진정으로 민주주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김계관 부상의 짜증 섞인 질타로 시작됐다고 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를 동행 취재 중인 CNN 방송은 평양발 기사에서 그가 박림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장과 이날 오전 1시간 30분동안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 회담이 매우 힘든 회담이었지만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CNN에 말했다.

남북한 군 당국 사이의 군사 핫라인을 가동하자는 자신의 제안에 박림수 국장이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남북한과 미국의 대표가 참여해 서해와 같은 분쟁지역을 감시하는 군사위원회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국장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의 일부가 발굴됐다"면서 유해 사진 일부와 한 미군 병사의 군번줄 인식표를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보여줬다고 방송은 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 측이 미군과의 유해 공동발굴 작업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하고 "이는 긍정적인 제스처였다"고 평가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를 동행 취재하고 있는 CNN의 울프 블리처 앵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취재 뒷얘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블리처 앵커는 리처드슨 주지사가 자신을 소개하자 김계관 부상은 "개인 상황실을 갖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못지않게 힘이 있는 사람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

블리처 앵커가 이번에 방북 동행 취재를 허락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자 김 부상은 영어로 "와이낫(Why not)?"이라고 답했다고 그는 전했다.

블리처 앵커는 농담이 오가는 편안한 분위기와 일부 관광 일정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리처드슨 주지사의 이번 방북은 개인자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김계관 부상이 직접 초청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리처드슨 주지사는 수단과 이라크에 특사로 파견되기도 했으며 1990년대에 두 차례 특사자격으로 방북해 당시 억류됐던 미국인 석방을 이끌어냈던 인물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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