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때문에… 휴가도 맘편히 못가는 정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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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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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집시 단속’ 논란 속 지지율 상승
“재정적자 축소” 휴가중 장관회의

집시 캠프 해체 및 추방으로 ‘인종차별 부활’이라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사진)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오른 36%로 나타났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의 지지율도 2%포인트 오른 53%였다. 이에 프랑스 언론은 하나같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강력한 치안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28일 ‘체계적인 집시 캠프 소개’ 지시를 내린 뒤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꽉 닫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휴가 중인 20일 경제장관 회담을 소집했다. 피용 총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경제장관, 프랑수아 바루앙 예산장관, 클로드 게앙 엘리제궁 비서실장 등이 사르코지의 휴가지 인근 브레강송으로 모였다. 엘리제궁은 2시간 반에 걸친 회의가 끝난 뒤 “100억 유로에 이르는 세금우대 조치를 폐지하고 사회보장비 지출 축소를 통해 재정적자 폭을 현 국내총생산(GDP)의 8%에서 6%로 줄이기로 했으며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간지 르몽드 등은 “사르코지가 집시 문제로 불거진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경제이슈를 들고 나왔다”고 보도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계열인 미셸 알리오마리 법무장관을 승진시킨다는 총리 교체설도 시선을 끌고 있다. 교체가 현실화된다면 사르코지 대통령이 앙숙인 도미니크 드빌팽 전 총리 등 시라크파를 확실히 끌어안겠다는 뜻이라고 언론은 분석했다.
오바마 휴가일수 부시의 반도 안되지만…
“경제 엉망인데 또…” 공화 공세

“과연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이 휴가를 갈 자격이 있는가.” 20일부터 9일간 여름휴가를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던진 공화당의 도발적인 질문이다. 바닥을 치고 있는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실업률 역시 두 자릿수를 육박하는 상황에서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한가롭게 휴가를 즐길 여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 역시 미국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시(戰時)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느슨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공세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공화당과 보수 진영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8월 초 대통령부인인 미셸 여사의 스페인 여행이 호화유람 시비를 불러왔고 지난 주말 원유 유출 사태의 현장인 멕시코 만에 1박 2일간 가족여행을 다녀온 터라 호사가들 사이에서 “또 휴가냐”라는 지적이 나온 것.

하지만 정작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짧은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 등 휴가지를 14번 방문해 115일을 휴가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1년 8개월 동안 사용한 휴가 일수는 현재까지 48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매사추세츠 주 남단의 고급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어드를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동네 책방에 먼저 모습을 드러내 중서부에서 워싱턴으로 이주한 가족의 몰락을 그린 신작 소설 ‘자유’를 구입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비녀드 골프클럽에서 짐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를 포함해 네 명이 팀을 이뤄 라운드를 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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