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共유조차 폭발 230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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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퍼가려 나왔다가… 월드컵 보려 모였다가…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일 오후 6시경 유조차가 폭발하면서 마을 주민 230여 명이 불에 타 숨졌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3일 보도했다.

참극은 콩고민주공과 부룬디의 접경지역인 사우스키부 주 상게 마을을 지나던 대형 유조차가 버스를 앞지르려다 전복되면서 시작됐다. 4만9000L의 휘발유가 실려 있던 유조차에서 기름이 새나오자 마을 사람들이 휘발유를 퍼가기 위해 몰려들었다.

하지만 몇 분 뒤 휘발유를 깡통에 담으려던 한 남자의 담뱃불이 휘발유에 옮겨 붙으면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반경 100m 주변을 삼켰다. 인근 초가집 수십 채도 순식간에 불탔다. 특히 많은 주민이 모여 가나와 우루과이의 월드컵 8강전을 시청하고 있던 바로 옆 간이극장을 불길이 덮치면서 피해는 더욱 커졌다.

현지 적십자사는 3일 “사고 현장에서 어린이 61명과 여성 36명을 포함해 시신 221구를 수습했으며 부상자는 21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르셀린 시샴보 사우스키부 주지사는 “3일 낮 12시경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자가 23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사고로 유출된 기름을 퍼가려다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일은 아프리카에서 자주 발생해 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1998년 10월 송유관이 폭발해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으며, 2000년 이후 3차례의 송유관 폭발로 6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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