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보상금 예치 요구 등 ‘BP옥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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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5일 현장 4번째 방문후 대국민 연설
16일 경영진 불러 사태수습 고강도 압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에 책임이 있는 영국 석유회사 BP의 경영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다. 사태 수습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기로 하고 이에 맞춰 일정을 짰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남부 일대의 기름오염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방제작업을 점검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원유 유출 현장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어 15일 밤에는 백악관으로 돌아오자마자 TV 생중계를 통해 원유 유출 사태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한다. 16일에는 BP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불러 사태 수습과 피해 보상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BP 경영진을 압박해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고 피해 지역을 원상회복시키도록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13일 NBC 방송의 일요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우리 임무는 적절한 방법을 통해 BP가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에 따른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BP 경영진에 제3자가 관장하는 별도 계정을 만들어 보상금을 사전 예치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별도 계정은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제3자에게 결제대금을 예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백악관이 BP에 별도 계정을 요구한 것은 BP가 가용자산을 주주배당금 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BP가 파산할 경우에도 피해 보상이 먼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액설로드 고문은 “우리는 BP가 피해 보상 요구를 감당할 수 있는 재원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칼헨릭 스반베리 회장 등 BP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예치 금액까지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BP 경영진을 직접 압박하기로 한 것은 원유 유출 사태가 11월 중간선거에서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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